어떤 집이든 살림살이가 늘어날수록 공간은 좁아진다. 게다가 아파트가 낡고 좁은 경우라면 분위기가 칙칙해지고 생활이 불편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작은 집에선 실내를 개방적으로 구성하고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산뜻하고 깔끔한 새 재료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바꾸는 방법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기사에서 소개하는 아파트는 좋은 사례다.
오늘의 집은 한국과 주거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아파트다. 물론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 많은 곳이 일본이지만, 오늘의 집은 한국의 아파트와 비슷한 평면구조를 가진 집이기에 의미하는 바가 더욱 크다. 68m²(약 20.5평) 면적의 낡고 작은 아파트가 건축가의 손길이 닿자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일본의 K's 건축사무소(株式会社 K’s 建築事務所)에서 새로 디자인한 아파트를 살펴보고, 내 집에 어울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길 바란다.
변신 전 생활공간을 담은 사진이다. 오늘의 집은 한국의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거실, 주방, 다이닝 룸이 한 공간에 나타나는 LDK형식을 따른다. 다시 이 공간은 작은 발코니와 만나고, 발코니와 생활공간은 커다란 창으로 구분한다. 그런데 큰 창에도 불구하고 공간은 어둡고 칙칙한 모습이다. 배치한 가구가 짙은 색인데다 벽을 빼곡하게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공간이 건축가의 손길이 닿아 어떻게 변했을까?
변신 후 다이닝 룸과 주방은 산뜻하고 쾌적한 느낌이 살아났다. 우선 조리대의 위치를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아일랜드 키친 아이디어를 적용했다. 요리하는 사람이 식탁을 바라볼 수 있어 언제나 가족이 대화할 수 있는 주방 디자인이다. 만약 소통에 가치를 둔 사람이라면, 오늘의 집처럼 대면식 주방 인테리어를 선택해보자. 그리고 벽을 둘러싸던 가구는 모두 붙박이장이 대신한다. 작은 집일수록 수납공간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벽을 가로막던 가구가 사라지자 공간은 더욱 넓어진다. 또한, 바닥에는 원목 마루를 시공하고, 이에 맞춰 검은색 철제 프레임에 원목 상판을 올린 식탁과 의자를 마련했다. 이렇게 꾸민 주방과 다이닝 룸에는 펜던트 조명을 달아 단순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바닥의 원목 마루, 식탁과 의자의 상판, 조리대, 낮은 수납장 모두 밝은 색조로 꾸몄다. 그리고 벽은 하얀색으로 칠한 뒤 파란색 문으로 포인트를 줬다. 커다란 발코니 창으로 들어온 자연광이 밝은 가구와 벽에 반사되어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 수납장의 높이가 낮아 하얀색 벽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공간이 더욱 넓어 보이는 것은 덤이다. 천장에 매달아 놓은 펜던트 조명을 자세히 살펴보면, 금색의 철제 갓을 씌워 더욱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작은 디자인 요소와 소품에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거실 한쪽 벽은 사진과 같이 간단한 업무를 보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수납장과 책상이 일체형으로 이루어진 가구를 배치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선반을 달아 소품이나 책을 보관할 수 있으며, 아래 수납장에는 문이 있어 깔끔하고 안전하게 집기를 넣어둘 수 있다. 하늘색 벽도 실내 분위기에 산뜻함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작지만 다양한 활동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공간 배치 아이디어다.
발코니 창과 수납장을 조금 더 자세히 확인하자. 발코니 창은 커튼으로 빛을 가리고 사생활을 보호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커튼레일 위에 갓을 씌우고, 그 위에도 소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꾸민 디자인이다. 작은 틈마저 놓치지 않고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는 디자인 아이디어가 무척 재치있다. 수납장에서는 자연스러운 나무의 질감을 살리고, 검은색 철제 손잡이를 붙였다. 모두 주방과 다이닝 룸의 가구에서 검은색 철제 프레임과 원목을 사용한 디자인과 맥락을 같이 하는 방법이다. 하나로 통일된 디자인이 느껴지는 가구들이다. 여기 링크에서 작은 집을 위한 혁신적인 수납 아이디어를 확인해 보자.
작은 집에서는 틈과 모서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중요하다. 오늘의 집은 벽에도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화장실 문 옆의 벽에는 틈을 만들어 작은 소품을 보관할 수 있다. 작은 액자나 산뜻함을 더하는 화분을 놓아보자. 도화지 같은 하얀색 벽에 싱그러움과 사랑이 가득할 것이다. 문은 벽과 색을 맞춰 하얀색으로 꾸미고, 손때가 많이 묻어 색이 벗겨지기 쉬운 손잡이는 처음부터 투명한 재질로 선택했다.
세면실에서도 벽에 수납공간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얀색 벽에 원목 수납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각형 세면대 아래에도 원목 수납장을 설치해 다양한 위생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욕실에는 언제나 빛이 들어오는 것이 좋다. 그래서 오늘의 집은 세면대 위에 작은 창을 냈다. 그 아래 벽에는 작은 타일과 거울을 붙여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더한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서기 전에 확인할 공간은 현관이다. 현관은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공간이므로, 전체 인테리어 디자인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 헤링본 패턴으로 시공한 원목 마루는 이곳에서 시작되고, 하얀색 붙박이 신발장을 벽에 만들었다. 그리고 신발장 아래에는 간접조명을 달아 은은하게 빛이 퍼지도록 꾸민 모습이다. 신발을 벗는 공간은 타일을 시공하지 않고, 색이 다른 구슬을 여러 개 박아 귀여운 분위기를 살렸다. 여기 링크를 따라가 다양한 현관 아이디어를 찾아보자.